중소기업, 현실적인 디지털 전환 방법

최근 몇 주간 스마트팩토리 구축 기업들을 직접 방문하고, 대형 데이터 분석 컨퍼런스와 경기도 스마트공장 세미나에 참석하면서 한 가지 질문에 집중했습니다.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 얼마나 가치가 있을까?"

현장에서 보고 들은 솔직한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스마트팩토리 - MES, 성공률 20%, 낮은 ROI

MES(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 제조실행시스템)는 공장에서 원자재가 완제품이 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입니다. 제조업 디지털 전환의 핵심이죠.

저도 비슷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어서, 경기테크노파크가 선정한 성공 사례 기업 두 곳을 직접 방문했습니다.

사례 1: 지류제조업 A사 - 대표가 직접 나선 4년의 여정

사례기업은 대표가 직접 설명하고 현장을 안내하였습니다. 대표분의 섬세한 관리와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한 리더십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개발 여정

1단계: 정부지원사업으로 시작했지만 실패('완료'했지만 실제 운영에는 한계)
2단계: 개발자를 직접 채용하고 부서 관리자들과 협업했지만 혼선만 가중
3단계: 대표가 직접 리드하며 완성 (대표는 창업 전 IT 프로젝트 경험 보유)

대표의 솔직한 이야기

"개발자와 팀장에게 맡겼더니, 각자 원하는 것만 개발하더라고요. 불필요한 비용만 나가는 것 같아서 제가 직접 나섰습니다."

"처음 도입할때는 나 포함 직원들도 개념이 없었다. 여러번 실패해보면서 배웠고, 시스템 도입이 필수적이라고 느껴, 지속적으로 투자했다."

"MES를 시작한 기업 중 20%만 성공하고 80%는 사용하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어요. 여러 번 실패하면서 배웠고, 이걸 학습비용으로 여깁니다."

투자대비성과

"실질적인 투자 성과는 생각보다 크지 않습니다. 스마트팩토리 공급기업의 코스피 상장사 회장님도 같은 의견이시더라고요. 매출이 증가해도 생산관리직 채용이 추가되지 않는 정도, 그게 현실적인 투자성과로 보입니다."

개발간 겪었던 문제

사례 2: 물류기기제조업 B사 - 전문가를 영입하다

이 회사는 스마트팩토리 공급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삼성전자 출신 전문가를 영입했습니다.

추진 방식

• 20년 근속 베테랑 팀장과 외부 전문가가 협업
• 생산실적 시스템부터 시작해 3년간 단계적으로 확장
• 회계 모듈을 제외한 준ERP 수준까지 구축
• 현장 운영수준은 문서작업과 시스템을 동시에 사용하는 수준

데이터 분석 - 대기업은 활용에 중점, 중소기업은 시작단계

국내 코스피 상위 10대 기업의 70%가 사용하는 태블로(Tableau : 데이터 분석 플랫폼, 글로벌 시장점유율 20%)의 국내 파트너사 컨퍼런스에 다녀왔습니다. 테일로도 태블로를 활용한 데이터 분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똥 같은 데이터를 넣으면 똥이 나온다"

GAGO(Garbage In, Garbage Out)

"똥 같은 데이터를 넣으면 똥이 나오고, AI를 활용하면 예쁜 똥이 나온다."

데이터 분석기업의 프레젠테이션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데이터 품질의 중요성에 관한 내용입니다.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의 중요성은 누구나 알지만, 현실은 사용할 수 없는 데이터 때문에 고전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는 '성공'이 아닌 '완료'로 끝난다

많은 기업이 비용을 들여 데이터 분석 프로젝트를 진행하지만, 성공을 하지 못하는 이유를 다룹니다.

• 목적 달성보다는 '프로젝트 완료'에 초점
• 도입 후 사용하지 않는 시스템이 부지기수
• 해결책: 긴 호흡과 단계적 접근이 필수

대기업은 오래전부터 진행, 현업의 사용성을 높이는데 노력중

대기업조차 현업에서 데이터를 활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별도의 조직을 운영하고 교육/훈련을 위해 많은 자원을 투입하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데이터 분석 및 활용에는 기업마다 다르지만 8년 이상의 지속적 투자와 조직 학습 과정필요)

중견기업의 스마트한 적용사례 - 녹십자

녹십자의 사례는 목표를 명확하고 좁게 설정해서 성공할 수 있는 사례로 보여집니다. 이를 진행한 담당자의 발표가 인상적이었습니다.

• 성공 요인: 목표를 명확하고 좁게 설정
• 교훈: 작고 구체적인 목표가 성공 확률을 높임

중소기업은 이제 시작 단계

컨퍼런스에 참석한 중소기업 담당자들의 공통된 인식

• 단기간에 AI·대시보드로 즉각적 성과를 기대하는 건 비현실적
• 단계적 실행이 필요하다는 데 모두 공감
• 제한된 자원으로 우선순위를 잘 정해야 함

중소기업이 디지털 전환에 성공하려면?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은 대기업과 달리 자원과 인력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1. 작고 명확한 목표부터 시작

전사적 디지털 전환을 한 번에 시도하기보다는, 가장 시급하고 효과가 명확한 영역부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녹십자 사례처럼 목표를 좁고 명확하게 설정할 때 성공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예를 들어

• 제품과 고객의 수익성 분석
• 생산성을 높이는데 영향을 주는 핵심공정 분석
• 품질 불량률이 높은 공정의 데이터 수집 및 분석

2. 내부 역량 확보가 우선이다

외부 공급사에만 의존하기보다는 내부에 프로젝트를 이해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전담 인력 배치 : IT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현장을 잘 이해하고 열정이 있는 직원을 프로젝트 리더로 지정
• 경영진의 직접 참여: 000팩 사례처럼 대표가 직접 리드하거나 최소한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체계 필요
• 단계적 학습: 시행착오를 통해 배우는 과정을 허용하고, 긴 호흡으로 접근

3. 현실적인 기대치 설정

000팩 사례처럼 "매출 증가 시 생산관리직 추가 채용이 불필요한 정도"를 성과로 인정하는 현실적 기대치가 필요합니다.

• 극적인 생산성 향상이나 매출 증대보다는 운영 효율화, 실수 감소, 정보 접근성 향상 등을 주요 지표로 설정
• 무형의 가치(의사결정 속도, 정보 투명성, 직원 만족도 등)도 성과로 인정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은 '빠른 성과'보다는 '지속 가능한 변화'를 목표로, 작게 시작해서 점진적으로 확장하는 전략이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것으로 보여집니다.